생각 정리

공사 현장을 보고 문득 든 생각 : 사업의 속성

대왕날치 2023. 5. 26. 18:05

집 앞 소방서 공사현장에 매우 큰 사다리차가 투입된 모습을 출근길에 보았다. 콘크리트 타설 중인 것 같았다. '뭔가 열심히 진행되는 중이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이 역시 누군가의 자본이 투입된 프로젝트일 것이라는 생각까지 이어졌다. 기획, 설계, 시공 과정 등 수많은 과정을 거쳐 결과를 맺을 것이다. 그 복잡하고 거대한 프로젝트에 투자한 자본가는 달콤한 축배를 들겠지.
 
나는 건축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나에게 있어서 건물을 짓는 일련의 과정들은 베일에 쌓인 존재다. 얼마의 비용을 들여 어느 정도 품질의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것이 합리적인 지, 작업자들이 최소한의 퀄리티는 보장되게 작업중인 지 등 내 능력으로 평가, 판단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러한 수준으로 해보겠다고 덤비는 순간, 단물만 쫙 빨리고 빈털털이가 될 것이다. 그 사실을 자각하는 순간, 해당 분야는 나와는 관계 없는 분야가 된다. 어느 정도 성과만 낸다면 돈 좀 벌 수 있을텐데 라는 기대 따윈 일찌감치 접게 된다. 건설은 하나의 예시일 뿐, 사실 세상 모든 것들이 그러하다.
 
뭘 해보려고 해도 디테일을 몰라 덤벼볼 수 없는 이 상황에 대한 해법이 딱 하나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위임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 자신이 갖추어야 하는 능력도 달라진다. 실무는 위임받은 자들이 신경쓸 일이 되고, 나는 그들이 충분히 능력있고 믿을만 한지 최대한 잘 평가를 내릴 줄 알아야 한다. 또한 그들을 잘 관리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이러한 구조라면 무슨 분야든 못 할 게 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게 바로 사업, 이게 바로 비지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