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정리

위탁은 왜 필요한가?

대왕날치 2023. 5. 23. 14:11

SNS에서 팔로잉하고 있는 트럭커분이 있다. 철근을 싣고 민통선 진입 대기중이라는 포스팅을 얼마 전 올리셨더라. 쉽게 가볼 수 없는 지역을 방문한다는 자랑의 의미였는지, 돈도 얼마 안되는데 귀찮기만 하다는 뜻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민통선 같은 특수한 지역은 운임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군가는 이 '돈 될 일'을 직접 하지 않고 또다른 누군가에게 위탁하며 돈 벌 기회를 제공한다. 이유가 뭘까?
 
여기까지 놓고 보면 한쪽의 일방적인 베품인 것 같다. 물론, 실제로는 그럴 리 없다. 기부를 하는 거라면 모를까.
 
겉으로는 '돈 벌 기회' 제공처럼 보이지만, 그로 인해 얻게 되는 이득이나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게 무엇일지가 궁금해졌다.
 
의문은 얼마 지나지 않아 풀렸다. '직접 하면 되는데 왜?' 라는 의문 자체가 모순이었던 것이다. 애초에 '직접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철근을 예로 들면, 생산자가 직접 운반까지 하는 게 '직접 하는 것'이다. 하지만, 철근 생산이라는 본업이 있는 한 운반을 직접 할 수는 없다. 추가 리소스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내부적으로 인력을 채용할 수도 있고, 위 예시처럼 외부 업체나 기사에게 위탁할 수도 있다. 즉, 직접 하지 않는 것은 선택의 결과가 아니다.
 
일감의 형태나 양에 따라 내부 인력 채용이냐 외부 위탁이냐가 결정된다. 위 화물 운송의 예시처럼, 수요와 공급이 유동적인 경우 외부 위탁을 선호할 것이다. 이런 결정들은 사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합리적 판단이다. '돈 벌 기회'를 베푸는 행위가 결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