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정리

전해 들은 바를 일단 믿고 보는 건 인간의 본능

대왕날치 2023. 4. 9. 22:53

인간은 전해 들은 내용을 일단 믿고 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내용을 듣고 믿을만하다고 판단이 되면 믿어야 하는데, 순서가 반대라는 것이다. 일단 믿고, 맞는지는 나중에 판단하려고 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애당초 지각을 위해 사용되던 기제로부터 신념이 진화했기 때문" 이라고 한다. 요즘 읽고 있는 책에 나온 표현인데, 너무 추상적이어서 바로 이해되지는 않는다. 어렵겠지만 쉬운 말로 풀어보려고 한다.

 

아주 오래 전, 인류 탄생의 초기에 가깝게 거슬러 올라가보자. 이 시기에는 눈, 귀 등 감각기관으로 들어오는 정보는 직접 겪은 내용들 뿐이었다. 직접 겪었으니 당연히 믿을 수 있었다. 아니 믿어야만 했다. 그것 말고 더 확실한 믿을 거리는 없었을 것이니까. 머리속으로 추정하거나 예상한 내용을 믿었다간 안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보거나 들은 내용을 믿도록 진화해왔다.

 

그런데 문명이 발달하면서 문제가 생긴다. 보거나 듣는 정보 대부분이 간접 경험으로 채워지게 된 것이다. 직접 경험한 내용이 아니므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 그게 어렵다면 믿을만 한 지 논리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인간에겐 그런 능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감각 기관으로 들어온 정보는 그냥 믿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랜 기간 동안, 감각 기관으로 들어오는 정보는 직접 경험한 정보들 뿐이었거든.

 

전해 들은 내용을 일단 믿고 보는 경향이 인간에게 존재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