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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내기 위한 지적, 개선을 위한 지적

대왕날치 2023. 5. 14. 14:15

지적은 크게 두 가지 목적을 가진다. 잘못에 대해 '혼을 내기 위한' 지적과 '개선하기 위한' 지적이다. 전자는 '안좋은 의도 또는 결과'라는 잘못에 대한 조치이고, 후자는 '그릇된 행동'이라는 잘못에 대한 조치다.
 
그릇된 행동은 안좋은 의도를 품었을 때만 유발되는 게 아니다. 그리고, 그릇된 행동이 항상 안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이 두 잘못은 구분해서 생각해야 한다. 지적의 대상이 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릇된 행동' 과 '나쁜 의도/결과' 는 분명히 구분되는 개념이다.
 
그릇된 행동에 대해 지적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어떤 사람들은 그러한 지적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어째서 지적을 하는지 무엇을 지적하는 것인지 절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자신이 안좋은 결과를 낸 것도 아니고, 안좋은 의도를 가졌던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나쁜 의도나 결과만이 '잘못'이다. 그 외 모든 것들에 대해선 잘잘못을 가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지적 대상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은 지적을 혼내는 행위라고 여겨서 생긴다. 혼날 만한 상황은 대체로 나쁜 의도를 가졌거나 나쁜 결과가 나왔던 상황이다. 그래서 나쁜 의도나 결과만이 지적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릇된 행동도 지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릇된 행동은 나쁜 의도에 의해서만 행해지는 것이 아니고, 나쁜 결과를 항상 이끌어내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혼내기'가 아닌 '개선'을 위한 지적이다. 그리고 이 지적이 훨씬 가치가 크다. '혼내기'를 목적으로 하는 지적은 이미 지나간 과거에 대한 책임 추궁 혹은 비난일 뿐이다. 반면,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지적은 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어느 쪽이 더 생산적이고 바람직한지는 뻔하다. 
 
'안좋은 의도'는 행위자 본인 스스로 가장 잘 안다. '안좋은 결과' 역시 문제점이 겉으로 드러나 인지하기 쉽다. 협조적인 태도만 가진다면 옆에서 지적해주지 않아도 스스로 인지할 수 있다. 하지만, 무의식중에 행한 '그릇된 행동'은 드러난 결과마저 없다면 스스로 인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그릇된 행동임을 깨우쳐주는 '개선을 위한 지적'은 '혼내기 위한 지적'보다 훨씬 가치가 높다.